
나고야는 일본의 중심부에 위치한 중부 최대 도시로, 단순한 산업 도시를 넘어 독창적인 음식 문화로 일본 내외 미식가들과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일본의 음식 문화는 지역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나고야는 그중에서도 '된장(미소)'과 '장어', 튀김'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진하고 깊은 풍미가 특징입니다. 교토나 도쿄의 섬세하고 담백한 맛과 달리, 나고야 음식은 한입 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감칠맛으로 여행객을 매료시킵니다. 본 글에서는 나고야의 3대 명물 음식이라 불리는 '명물정식', '히츠마부시', '텐무스'를 중심으로, 맛의 특징과 추천하는 음식집을 소개하여 실용적인 나고야 음식 여행을 돕겠습니다.
나고야 음식 여행, 명물정식
나고야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나고야 명물정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 정식은 이름 그대로 나고야의 대표 음식을 한 상에 모은 메뉴로, 된장 돈가스, 테바사키(닭날개 튀김), 기시멘(넓은 면), 오니기리 혹은 텐무스 등이 세트로 한 상에 제공됩니다. 특히 미소가츠는 나고야의 음식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 요리입니다.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가 새콤달콤한 것에 비해, 나고야식 돈가스 소스는 된장(하쵸미소)으로 만들어서 진하고 짭조름한 맛이 납니다. 이 하쵸미소는 나고야 인근 오카자키 지역에서 400년 이상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온 된장으로, 오직 콩과 소금만으로 발효한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나고야의 미소가츠 맛집으로는 '야바톤'이 가장 유명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하쵸미소 소스를 얹은 두툼한 돈가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밥과 함께 먹으면 중독성이 강합니다. 또한 명물정식에는 '테바사키'가 빠질 수 없습니다. 닭날개를 간장 베이스 양념으로 튀긴 나고야식 테바사키는 간사이 지역의 닭튀김보다 짭조름하고 달콤하며, 맥주 안주로도 사랑받습니다. 나고야의 이자카야에 방문한다면 맥주와 함께 닭날개 튀김을 주문하여 가볍게 미식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외에도 납작한 면인 '기시멘'은 부드럽고 구수한 풍미가 매력적입니다. JR 나고야역 내부의 '기시멘 요시다'는 현지 직장인들에게도 점심에 인기가 있는 음식점으로 꼽힙니다. 명물정식은 한 끼 식사로 나고야의 맛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히츠마부시
히츠마부시는 나고야의 장어 덮밥입니다. 히츠마부시는 나고야의 자부심이자 일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음식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구운 장어를 밥 위에 얹고,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먹는 독특한 방식이 특징입니다. 1단계에서는 장어와 밥을 그대로 먹어 장어 본연의 풍미를 느끼고, 2단계에서는 파, 김, 고추냉이 등의 약간의 고명을 곁들여 산뜻한 조화를 즐기며, 3단계에서는 따뜻한 차나 육수를 밥 위에 부어 '오차즈케'로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가장 맛있다고 느낀 방식을 다시 한번 선택해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나고야의 대표적인 히츠마부시 전문점인 '아츠타 호라이켄'은 1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곳의 장어는 숯불에 구워 겉은 캐러멜화된 듯 바삭하고, 안쪽은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줄이 길게 늘어서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히츠마부시를 즐기고 싶다면 '마루야 혼텐'이나 '우나테이'를 추천합니다. 가격은 약 3,500~4,500엔 정도이며, 장어여서 한 끼 식사로는 다소 비싸지만 나고야 여행 중 반드시 한 번은 경험해야 할 음식으로 꼽힙니다. 그 외에도 나고야에는 전통이 긴 히츠마부시 음식점이 많습니다. 오래 이어져 내려온 장어 소스로 장인들이 장어를 굽는 것이 특징입니다. 히츠마부시는 단순히 장어덮밥이 아니라, 한 끼를 천천히 즐기며 맛의 변화를 음미하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입니다. 향긋한 녹차 향과 장어의 감칠맛이 어우러질 때 느껴지는 만족감은, 다른 지역의 미식 경험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나고야의 미식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요리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과 깊은 양념의 조화를 중시합니다.
텐무스
나고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음식은 바로 텐무스입니다. '튀김'과 '오니기리(주먹밥)'의 합성어로, 새우튀김을 따뜻한 밥과 김으로 감싸 한입 크기로 만든 간단한 도시락형 음식입니다. 이 음식은 나고야식 한입 간편식의 완성형입니다.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바삭한 새우튀김의 식감과 밥의 따뜻함, 그리고 김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놀라운 조화를 이룹니다. 텐무스는 원래 나고야 인근 '미에현'에서 유래했지만, 이후 나고야에서 대중화되며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센주 텐무스'는 나고야역과 지하상가 '에스카(ESCA)'내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텐무스를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포장 판매도 활발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직장인들은 점심 도시락으로, 여행자들은 기차 안에서 간식으로 즐기기 좋습니다. 간단하면서도 나고야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고급스러운 메뉴가 등장하여, 새우 외에도 오징어튀김, 채소튀김 등을 넣은 변형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나고야의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는 방금 튀긴 텐무스를 즉석에서 포장해 주며, 신선한 상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입 크기 덕분에 이동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여행 중 가장 실용적인 간식으로 꼽힙니다. 이처럼 나고야의 음식들은 나고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정서를 반영하는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