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는 일본 북부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겨울의 눈 축제, 여름의 시원한 기후, 그리고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경관 덕분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는 도시입니다. 그중에서도 청의 호수, 흰 수염폭포, 모에레누마 공원은 삿포로 근교에서 만날 수 있는 세 가지 대표적인 자연 명소입니다. 세 곳 모두 삿포로의 도시적 세련미와 자연의 청정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홋카이도의 진짜 매력'을 체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필수 여행지로 꼽힙니다. 이번 글에서는 '청의 호수', '흰 수염폭포', '모에레누마'의 특징, 방문 방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청의 호수
청의 호수(아오이이케)는 삿포로에서 차로 약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비에이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푸른 호수'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빛깔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맑고 짙은 하늘빛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비로운 푸른빛이 매력적인 이 호수는 원래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인근 '비에이 강'의 홍수를 막기 위해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입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으로 인해 호수의 물빛이 독특한 청록색을 띠게 되었고, 이후 '청의 호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호수의 색이 푸른 이유는 인근 시로가네 온천 지역의 알루미늄 수산염 입자 때문입니다. 햇빛이 이 입자에 산란되어 독특한 푸른빛을 만들어냅니다. 날씨와 시간대, 계절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장소라도 매번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맑은 날 오전에는 청록빛, 흐린 날에는 코발트색, 겨울철에는 은은한 하늘빛이 나타납니다. 청의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걸으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마치 수묵화처럼 서 있는 말라죽은 나무들이 있는데, 그 모습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합니다. 사진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몽환적인 명소'로 불리며, 아침 안개가 낄 때 촬영하면 환상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청의 호수를 찾는다면 자동차 여행을 추천합니다. 삿포로역에서 JR을 타고 비에이역에 도착한 후, 그곳에서 버스나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단, 대중교통은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근에는 비에이 언덕, 패치워크 로드, 사계채의 언덕 같은 자연경관 명소들이 밀집해 있어 함께 돌아보면 더욱 알찬 하루가 됩니다.
흰 수염폭포
흰 수염폭포(시라히게노타키)는 청의 호수에서 불과 몇 분 거리의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폭포의 이름은 흰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모양이 마치 '하얀 수염'처럼 보여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실제로 이 폭포를 여행하면 하얀 물줄기의 신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폭포의 높이는 약 30미터 정도지만, 절벽 사이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한꺼번에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장관은 그 규모 이상의 감동을 줍니다. 이 폭포의 가장 큰 특징은 폭포 아래 흐르는 비에이 강의 물색입니다. 강물 역시 청의 호수와 같은 광물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특유의 '밀키 블루(Milky Blue)'색을 띱니다. 그래서 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하늘빛 강물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마치 그림 속 한 장면처럼 신비롭습니다. 흰 수염폭포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철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겨울에 방문한다면 겨울의 시리고 차가운 푸른 색감과 하얀 눈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어냅니다. 또한 폭포 주변이 눈으로 덮여 하얀 세상 속에서 폭포의 물줄기만이 생동감 있게 흐르는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매년 겨울에는 야간 조명 이벤트가 열려, 폭포 전체가 파란빛 조명으로 물들며 마치 얼음 궁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명은 보통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되며, 이 시간대에 방문하면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흰 수염폭포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장소는 시로가네 다리 전망대입니다. 폭포 바로 앞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전체 폭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단,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삼각대와 망원렌즈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폭포를 본 후에는 인근 시로가네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일정을 추천합니다. 유황 성분이 풍부한 온천수는 피부 건강에도 좋고, 여정의 피로를 풀어주기에도 그만입니다. 청의 호수와 흰 수염폭포는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함께 다녀올 수 있어, 삿포로 근교 여행의 대표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모에레누마
모에레누마 공원은 삿포로 도심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넓은 예술 공원으로,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원입니다. 모에레누마는 예술적 감성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가 설계한 대규모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습니다. 원래는 폐기물 매립지였던 곳을 자연 친화적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삿포로 시민들에게도 자부심의 장소로 여겨집니다. 공원의 전체 구조는 하나의 '조형 작품'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공원 중앙에는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 건축물 '히다마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 안에는 전시 공간, 카페, 레스토랑, 전망대가 있어 방문객들이 사계절 내내 편안히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잔디 언덕에서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빌려 공원 전체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분수 쇼(Fountain Show)가 펼쳐지는 오후 시간대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겨울이 되면 공원은 또 다른 매력으로 변합니다. 눈 썰매장과 스키를 탈 수 있는 언덕이 개장되어, 삿포로의 설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사무 노구치는 '공원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길'바랐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방문해 보면 자연의 곡선과 인공 구조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출이나 일몰 시간대를 추천합니다. 특히 공원 내 모에레산 정상에 오르면 삿포로 시내와 산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붉은 노을이 공원을 붉게 물들이는 장면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습니다. 접근성도 좋아 지하철 '간조엔 역'에서 버스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